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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3 아침이 왔고 나는 간만에 잘잤다 하는 소리와 함께 힘껏 기지개를 폈다. 아줌마는 벌써 일어났는지 나만 방에 남겨져 있었고 정갈하게 이부자리를 개서 놓고는 거실로 나갔다. 부산하게 뭔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옆엔 이미 가방꾸러미가 두개나 있었다. 아침인사를 하는 날 보더니 여전히 싱긋 웃는 눈 인사로 대신하고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전화하며 주방쪽을 손가락질 했다. 주방으로 가니 간촐하게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는데간만에 먹어보는 아침식사라 그런지 좀 더부룩 하긴 했어도아줌마의 의외의 음식솜씨에 한그릇을 금세 비워내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벨이 울려서 나가보니 선월이 왔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올라가는데 마당에 개들이나와 눈만 마주치면 사납게 짖어댔다. 선월이 지나가니 얌전해졌는데왜 나만 보면 그렇게 살벌하게 ..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2 한참 잤나고스톱 치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니여러 아줌마들이 화투판을 벌리고 있었다 부스스 일어나다가 그중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줌마와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내가 먼저 피했다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구고 있는데 그 아줌마가 들어왔다. 온탕에 들어와서 한참을 앉아있는데왠지 자꾸 가시방석 같아 먼저 일어나려는데 아줌마가 빤히 보더니 너 집 나왔지? 하길래 개교기념일이라 쉬는거에요 하며 얼버무렸다. 아줌마가 피식 웃더니 거짓말 하지마 이년아 이러더라 다짜고짜 이년 저년 해서 기분이 나빠져 버렸거든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대로 탕에 나가 사우나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곳으로도 쫒아와서 자꾸 말을 붙이길래 화를 냈다 난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기분?이랄까아무 이유 없이 왠지 안절부절 못하고 아줌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1 건강해 보이는 등치에 비해 골골 거렸던 나는맨날 아프다는 소리 때문에 친구들이 싫어했지 그렇다고 음침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친구가 많이 없었어 게다가 가정불화로 인해 엄마는 돌아오질 않았고 아빠라는 작자는 한달에 두어번 집에 와서천원짜리 몇장 던져놓고 가는게 다였다. 그래서 늘 집에 혼자 있거나 인근에 살던친한 친구 집에 놀러가는게 다였어 그러다 학교 근처에 있는 교회를같은 반 친구가 전도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친가 외가가 다 크리스찬이고친가는 목사, 집사, 권사 다 있는 집안이라 어려서부터 교회 가는거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오지랖 같은게 늘 밥맛이였고그들의 모순에 의구심을 많이 품다보니 그 친구와 가는 교회활동은 그저여러사람 사이에 끼고 싶었던 것 단지 그것 뿐이였다. 아빠가 몇주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