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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나

빅토르 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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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최 이야기



빅토르 최, Viktor Tsoi, Виктор Цой



러시아 록의 선구자이자,

구 소련 국민들의 정신을 각성시키고 자유를 위해 투쟁한 가수.


지난 포스트에서 빅토르 최의 노래 Группа крови를 포스팅 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빅토르 최에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빅토르 최, 러시아에서는 빅토르 쪼이로 불리는 빅토르 최.

(덕분에 러시아의 많은 사람들이 다른 한국인의 성에 대해서는

몰라도 씨만은 많이 알고 있습니다.)

 

빅토르 최는 고려인 3세로서, 러시아의 마지막 영웅이라고 불리우는,

아직까지도 많은 러시아인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전설적인 러시아의 록가수입니다.

 


빅토르 최는1962년 카자흐스탄공화국에서 고려인 2세 아버지

키예프인(현 우크라이나)이셨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5살이 되던 해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하였으며,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 세로브 미술학교

(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문화예술 대학)로 입학하였습니.

 

그런데 미술학교에 다니던 시절, 교내에서

빨라따 셰스또이‘(6병동)라는 록 그룹을 결성해 활동하다가,

반국가적인 노래를 연주한다는 이유로 퇴교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빅토르 최는 이미 록 음악을 비롯해

서구식 대중음악에 푹 빠져있는 상태였습니.

 

퇴학 후 시립 제61 기술전문학교에 입학해 목각을 전공하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잠재울 수 없어 보일러공으로 일하며,

레닌그라드의 여러 록밴드에서 연주를 맡거나

자작곡을 발표하면서 경험을 쌓기 시작했습니.

 

1981년, 당시 러시아 록 음악의 선구자였던

아끄바리움의 보리스 그레벤시코프가

우연히 빅토르 최의 연주를 듣게 되었고,


빅토르 최의 재능을 알아본 그는

당시 레닌그라드에서 유일하게 합법 록 공연장이였던

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공식 데뷔 무대를 마련해 주었습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빅토르최는

알렉세이 리빈(기타), 올렉 발린스키(드럼)와 함께

독자적인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고,


 밴드 이름은 영화를 즐겨 보던 빅토르의 취향으로


'키노(Кино)'


라고 정해졌습니.

 

이듬해인 1982년에 공식 데뷔 앨범인 '45'를 발표했는데,

여기 실린 수록곡 중


'엘렉트리치카(Elektrichka, Электричка)'


가 개인의 삶을 보장하지 않는 전체주의체제의 부조리를

짧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가사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

가사는 자신은 어젯밤 늦게 잠들어 간신히 일어났으며,

의사에게 가야 할 것 같지만 기차가 자신을

원치 않는 곳으로 데려간다는 내용입니다.

 


빅토르 최1


Я вчера слишком поздно лег, сегодня рано встал,

(어제 나는 너무 늦게 침대로 갔고, 오늘 아침에는 너무 일찍 일어났어.)

 

Я вчера слишком поздно лег, я почти не спал.

(어제 나는 너무 늦게 침대로 갔고, 난 잠을 거의 자지 못했지.)

 

Мне, наверно, с утра нужно было пойти к врачу,

(난 오늘 아침에 의사에게 가 봐야 했어.)

 

А теперь электричка везет меня туда, куда я не хочу.

(하지만 이제 기차는 나를 내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리고 가네.)

 

(간주)

 

Электричка везет меня туда, куда я не хочу (2 раза).

(기차는 나를 내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리고 가네 x2)

 

(간주)

 

В тамбуре холодно, и в то же время как-то тепло,

(열차 플랫폼은 춥지만 동시에 따뜻하지,)

 

В тамбуре накурено, и в то же время как-то свежо.

(열차 플랫폼은 담배 연기로 가득하지만 동시에 신선한 공기로 가득하지.)

 

Почему я молчу, почему не кричу? Молчу.

(나는 왜 침묵을 지키고, 고함을 지르지 않는 걸까? 침묵을 말이야.)

 

(간주)

 

Электричка везет меня туда, куда я не хочу (3 раза).

(기차는 나를 내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리고 가네 x3)

 


하지만 록 음악을 '서구의 퇴폐적인 산물'이라며 제재를 가하던

소련 문화 당국에서는 이 노래를 매우 위험한 반체제 작품으로 규정했고,

 공공장소에서 공연하는 것을 금지해 버렸습니.


그럼에도 앨범은 매우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 소련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게되었고레닌그라드 록 클럽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나는 나의 집을 선언한다...(핵이 없는 구역)

(Я объявляю свой дом...(безъядерной зоной))'


라는 한층 노골적인 반전/반핵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발표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어 1984년 발매된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캄차트카의 지배인'에서는 이후 라이브와

후속 앨범들에서도 자주 재편곡되어 등장하는 대표작

'마지막 영웅(Последний герой)'이 인기를 얻었고,

색소폰이나 첼로, 키보드 등의 세션 악기를

적절히 가미해 밴드의 소리 영역을 확장시켰습니.

 


빅토르 최2



각각 1985년과 1986년 발매된 후속 앨범들인


'이건 사랑이 아냐...'''도 큰 인기를 얻었지만,


최고의 대표 앨범은 지난 포스트에서 포스팅 했던 1988년 발표된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인 '혈액형(Группа крови)'이였습니다.


겉보기에는 그냥 전쟁 가요 정도였지만, 실은 당시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던 소련의 현실을 표현하고 있던 곡이였습니.

 

소련 정부에서는 일체의 공적 대응을 자제하며 애써 무시했지만,

이 앨범은 굉장한 인기를 끌어 카세트 테이프로 대량 복제되어

소련 전역에서 돌아다닐 정도였습니.

 

같은 해에는 라시드 누그마노프 감독의 '이글라(Игла. 바늘)'라는

영화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는데,

체제와 인습에 냉소적인 반항아 스타일의 주인공

'모로'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습니.

 

'혈액형'에 이은 후속 앨범인


'태양으로 불리는 별(Звезда по имени Солнце)'에서는


더욱 묵직한 록 사운드를 선보이면서 인기몰이를 했는데,

1990년에 모스크바에 위치한 러시아 최대 경기장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대규모 단독 콘서트를 열면서 최절정을 맞이했다.

이 때 경기장에 모여든 관중들은 공식 집계로 62000여 명에 달했고,

(실제로는 10만여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

심지어 모스크바 올림픽 때나 볼 수 있었던 성화까지 점화되는 등

전설적인 이벤트를 연출했습니.



공연



관중들은 빅토르 최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변화와 자유를 외치기 시작했고,

이들의 목소리는 경기장 주변 경찰 병력도 누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서

곧 대규모 시위로 번지게 되는데요.

  

이 사건으로 인해 빅토르 최는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인 KGB가 감시하는

최고의 요주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990815,

 

빅토르 최는 불과 스물 여덟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그의 죽음은 아직도 의문에 쌓여있습니다.


빅토르 최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소련 전역은 충격에 빠지게되었고,

그에대한 추모로 인해 장례식이 수차례 연기되는 사태마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따라가겠다며 다섯명의 여인이 투신을 하였으며, 그의 팬 30여명이

무려 4년이란 기간동안 시묘살이를 한 것을 보면

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아르바트



후 소련 곳곳에는 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모스크바의 문화예술의 장소인 아르바트 거리에도 

'빅토르 최 추모의 벽'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빅토르 최 추모의 벽에는 그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와

생전에 그가 즐겨 피웠던 담배,

그리고 그를 추모하는 꽃들이 놓여있는 모습으로 보아

아직도 여전히 그를 잊지 못하는 팬들이 찾아와

그의 생전을 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러시아 문화] - 빅토르 최 의문사 사건

[러시아/러시아 문화] - Группа кров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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