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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9 나는 엉엉 울고 있었다.아니 박순자가 울고 있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다. 나는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그저 박순자가 하는데로 내버려 두고 싶었다. 어쩌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박순자가 꺼이꺼이 울자 노파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아줌마의 조상신이 이야기 하는 것이였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쿡쿡 찔릴 정도로 기가 세다고 해야 하나말에도 짓누르는 무게가 있었다. 너는 어찌 이 아이의 몸 안에서 해괴한 짓을 하고 돌아다니냐 묻자. 박순자는 울음을 멈추고 꺽꺽 대는 매이는 목소리로 가까스로 이야기 했다. 제가 한 것이 아니에요 저는 그럴수 밖에 없었습니다. 라고 말하자 아줌마는 더 큰 목소리로 호되게 호통을 쳤다. 무슨 이유로 어쩔수 없었다는 것이냐아무렴 어떤 이유로든 네가 이 아이의 몸속..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8 그 이야긴즉슨. 내 몸에는 박순자와 이름 모를 남자 영가 둘이있는데나만 빼고 모두 알고있었더라고.. 아줌마나 선월 모두 처음부터 두 존재를 느꼈는데보통 한 몸에 두 영가가 들어가면 세력다툼으로 사이가 아주 안좋은데나같은 경우는 희안하게도 박순자가 돌아다니면그놈이 아주 쥐 죽은듯이 가만히 있었는데 기운이 느껴지기에는표면상 박순자가 쎄보여도 알짜배기로 힘을 축적하고 있던건 그놈이라고 했어. 마치 박순자를 조정하면서 나쁜건 박순자한테 다 시키고자기 혼자 실속은 다 차리는듯한 마치 자기는 눈에 띄면 큰일이라도 나는듯이아줌마와 선월이 오면 멀리 피해있다가뭔가 불리해질라 치면 박순자를 방패삼아 나오고 그랬다며 아마도 내가 제일 처음 조우한게 그놈이고 계속 그놈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가이 집에 와서 눈에 띄게 박순..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7 무당이 할수있는 구명 의식은 퇴마 굿 같은거라고명한 스님들이 하는 것과는 틀리다 했어. 뭐라고 했는데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할수있는건 일단 영가를 불러내 원하는걸 해주고좋은 곳으로 가길 구슬리던지 자꾸 버티고 못살게 굴면신령님들 힘 좀 빌어서 강제로 내보내는 수 밖에 없는데 후자 같은 경우 내가 입는 데미지도 크고 쫒아냈다 싶다가도잠깐 피해있다 다시와서 더 악랄하게 괴롭힐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전자 쪽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근데 이것이 하는 짓거리를 보니그냥 통째로 나를 먹겠다는 심뽀라만에 하나 수가 틀리면 강제로 쫒아내야 하니 마음의 준비 정도는 하고 있어야 할거라고. 얘기가 끝나고 목이 말라 거실로 다시 나가려는데아까 같은 상황이 또 생겨났다. 방 밖으로 나가는걸 누가 막기라도 하..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6 우선은 내 얘기를 시작했다.난 한번 더 그것과 만나야하는데거기서 얻은 결과로 구명의식 날짜를 정할거라고. 아줌마의 의견으로는 그 장농이 문제라고 했다.요절해 죽은 이의 물건을 아무런 조치도 없이 가져오면 그 물건에 붙어있는 영가도 따라오는데아마도 엄마가 큰 실수를 한것 같다고 내 생각에도 엄마는 크리스찬이다 보니미신 같은거엔 콧방귀도 안뀌었다. 당연히 조치 같은건 안봐도 비디오겠지 그런데 문제는 엄마도 아닌 나에게 붙었다는거고 교회에서 있던 일 전에는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것도이상하다고 말야. 그러니 그 원인을 알면 도움이 많이 될테니힘들더라도 한번 더 시도해 보자고 했어. 당분간은 장군할머니 덕에 세력이 좀 약해졌으니빠른 시일내에 끝내야 한다고 나도 체력을 좀 키워놔야 그것과 싸우는것도,앞으로의 ..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5 그런데 이상한 꿈을 꿨어. 내 방 창가에 키가 작고 여리여리한 여자아이가 서있었는데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날 돌아봤다. 하얗고 예쁜 아이였어. 날보고 씨익 웃더니 손을 내밀어 창밖을 가리켰어 그곳은 그 집의 정원이 그대로 보였는데 어느새 그 애는 그곳에 가 있었다.제일 큰나무 밑에 서서는 날 향해 크게 손을 흔들더니서서히 모습이 사라져 갔어. 이상하게도 그상황이 무섭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였다. 그렇게 잠에서 깨니 동틀 무렵이였고 이왕깬거아침이라도 준비하자 싶어 주방으로 갔다. 서툰 솜씨라도 내가 받은 그 은혜, 미안함 갚을 마음에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깟걸로 어림도 없지만 할수있는 선에서뭐든 도움이 되야 내 마음이 조금 편할것 같았으니까 아줌마는 아직 안일어난듯 했다.일어나 마실 물 한잔을 들..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4 걱정되냐며 어깨에 손을 올리던 선월이 날 보며 작게 말했다. 널 지켜줄 사람들은 많다. 우.리.가 죽게 내버려 두지 않아. 코 끝으로 확 들어오는 찬기에 잠에서 살짝 깼다.이불을 아무리 뒤집어써도 으슬으슬 떨리는 추위 때문에 비몽사몽으로 가늘게 눈을 떴어 숨을 쉴 때마다입김이 날 정도로 방 공기가 너무 싸늘했다. 오늘 밤은 유난히 춥구나 아직 한겨울도 아닌데 이 정도로 춥다니이번 겨울은 엄청 기려나 보다 하고 몸을 뒤척였는데갑자기 침대가 으르렁대며 떨렸다. 침대와 같이 내 몸도 떨렸는데 추위에 떠는 정도로이 정도로 흔들리나 싶어 의아하던 차에 점점 더 심해지는 진동에 놀라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순간 침대 귀퉁이 모서리에 서서 빤히 바라보는 그것과 눈이 마주쳤어그것은 엷은 미소를 띠며 날 바라봤는데 언..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3 아침이 왔고 나는 간만에 잘잤다 하는 소리와 함께 힘껏 기지개를 폈다. 아줌마는 벌써 일어났는지 나만 방에 남겨져 있었고 정갈하게 이부자리를 개서 놓고는 거실로 나갔다. 부산하게 뭔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옆엔 이미 가방꾸러미가 두개나 있었다. 아침인사를 하는 날 보더니 여전히 싱긋 웃는 눈 인사로 대신하고 전화기를 들어 어딘가로 전화하며 주방쪽을 손가락질 했다. 주방으로 가니 간촐하게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는데간만에 먹어보는 아침식사라 그런지 좀 더부룩 하긴 했어도아줌마의 의외의 음식솜씨에 한그릇을 금세 비워내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벨이 울려서 나가보니 선월이 왔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올라가는데 마당에 개들이나와 눈만 마주치면 사납게 짖어댔다. 선월이 지나가니 얌전해졌는데왜 나만 보면 그렇게 살벌하게 .. 더보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2 한참 잤나고스톱 치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니여러 아줌마들이 화투판을 벌리고 있었다 부스스 일어나다가 그중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줌마와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내가 먼저 피했다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구고 있는데 그 아줌마가 들어왔다. 온탕에 들어와서 한참을 앉아있는데왠지 자꾸 가시방석 같아 먼저 일어나려는데 아줌마가 빤히 보더니 너 집 나왔지? 하길래 개교기념일이라 쉬는거에요 하며 얼버무렸다. 아줌마가 피식 웃더니 거짓말 하지마 이년아 이러더라 다짜고짜 이년 저년 해서 기분이 나빠져 버렸거든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대로 탕에 나가 사우나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곳으로도 쫒아와서 자꾸 말을 붙이길래 화를 냈다 난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기분?이랄까아무 이유 없이 왠지 안절부절 못하고 아줌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