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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이야기

[공포]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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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내 얘기를 시작했다.

난 한번 더 그것과 만나야하는데

거기서 얻은 결과로 구명의식 날짜를 정할거라고. 
아줌마의 의견으로는 그 장농이 문제라고 했다.

요절해 죽은 이의 물건을 아무런 조치도 없이 가져오면 
그 물건에 붙어있는 영가도 따라오는데

아마도 엄마가 큰 실수를 한것 같다고 


내 생각에도 엄마는 크리스찬이다 보니

미신 같은거엔 콧방귀도 안뀌었다.


당연히 조치 같은건 안봐도 비디오겠지 


그런데 문제는 엄마도 아닌 나에게 붙었다는거고 
교회에서 있던 일 전에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것도

이상하다고 말야. 


그러니 그 원인을 알면 도움이 많이 될테니

힘들더라도 한번 더 시도해 보자고 했어. 


당분간은 장군할머니 덕에 세력이 좀 약해졌으니

빠른 시일내에 끝내야 한다고 
나도 체력을 좀 키워놔야 그것과 싸우는것도,

앞으로의 의식에 버틸수도 있을거라며 말했어.


그리곤 선월에게 몇장의 부적을 건냈다. 

내 방만 빼고 여기저기 부적을 붙였는데

그것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걸 막기 위함이라고 
가뜩이나 아줌마의 신령님이 그것때문에 심기가 많이 불편한데 
의식 치루기도 전에 그것과 싸움이 나서 꽁꽁 숨어버리기라도 하면

장기전이 될거같아서 붙이는거라 했다. 


내가 아는건 그것도 다 알게되는거니 몰래 일을 처리해야하지만 
어짜피 장군 할머니 덕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서

약이 바짝 올라있을테니 조만간 모습을 들어낼거라고도 말했다. 


어짜피 난 들어도 잘 모르니 그냥 시키는 데로만 하면 됬고

그것과 만나야 하는게 두렵고 떨렸지만

전처럼 나약한 마음은 들지않았다.


내 주위엔 날 지켜주는 두분 아니 셋이 있으니까 말이다. 

며칠이 지난 밤이였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감기 기운이 들어서

골골거렸더니 선월이 약을 사다주고 갔어. 

잘 채비를 하고 약을 먹고 잤는데 잠깐 잤을까

너무 추워서 약 기운이 든 몽롱한 상태로 눈을 떴는데 
내 머리맡에 그게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는데 약 때문인지

몸에 힘이 안들어가져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것이 머리를 쓰다듬는데 머리가 마구 울렸고

앙상한 손이 팔을 스치니 팔이 쪼개지는것 같았다.


그렇게 온 몸 구석구석을 터치하며 고통을 줬는데

겨우 떨어지는 입으로 외쳤어. 


난 니가 두렵지 않아.

어떻게든 니가 온 곳으로 돌아가게 만들겠다


라고 악을 썼어. 


그것이 조금씩 동요하는게 느껴졌어. 
갑자기 그것이 내 얼굴에 그 더러운 얼굴을 비벼대며

가래 끓는듯한 저음으로 얘기했어. 


내 이름을 찾아줘.. 그리고 불러줘.. 그럼 니가 가장 필요한걸 돌려줄게.. 

온몸에 소름이 돋고 그것이 얼굴을 부빌때마다

얼굴에 뭐가 기어가는듯 했다.

악취는 말할것도 없었고.. 


그것의 얼굴이 뚝뚝 떨어지며 내 얼굴에서 떨어졌는데 너무나도 끔찍했어. 
빌어먹게도 터져나오는 눈물때문에 내가 두려워 한다는걸 들켜버렸다..

그것이 킬킬 대고 웃더니 


다시 얼굴을 들이대고 귀에 속삭였다. 

쭈그렁 할미가 원하는게 내 본모습이니 보여주마.

그대로 전해줘라.

너로 비롯되었으니 너와 같이 가겠다고 


눈 앞에서 엄청난 속도의 주마등이 지나갔다.

마치 영화필름을 돌리듯이. 


굉장히 빠른 속도의 영상이였던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것 같았어. 

그래서 지금도 일일히 다 기억난다. 


(내가 본 것은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무성영화 같았는데 읽기 좋게 풀이해서 쓸게) 

그곳엔 내가 있고 그것이 있고 또 다른 내가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것은 내 삶이 아니였는데 
다른 사람의 삶인데도 마치 내가 겪은 일마냥 머릿속에 박히더라. 


우린 단란한 세식구였어. 남편과 나, 다 큰 아들 하나. 
생일이였는지 케잌에 불을 껐고 아들이 선물을 내밀었다. 
작은 선물상자에서 꺼낸건 열쇠고리였는데 아주 낯익은 거였어. 
난 아주 행복하게 웃었어 


순간 원래의 난 뭔가 깨달았지 내가 놓친게 무언지 뭘 잘못했는지

어째서 그것이 나에게 온 것인지 갑자기 그것이 소름끼치게 웃었다. 

내가 깨달았다는거에 대해 매우 즐겁다는듯이

그 문드러진 입으로 크게 웃으며 얘기했어. 


'내 이름을!!!!!!!!!!!'


난 뭐에 홀린듯 이름을 얘기했어.


'박순자'

(이름은 가명임) 

순간 몸이 붕 뜨는 느낌이였는데 그뒤론 기억이 안나고 깨어났다.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거실에 발을 딛자 마자

구역질이 확 나더니 오바이트를 했어 
너무 놀라서 벙쪄있다가 치워야겠어서 휴지를 가지

 탁자로 가는 한걸음에 또 머리가 빙빙 돌면서 
구역질이 나는데 한발자국도 못움직이겠드라.


결국은 방 문에 기대서 겨우 앉아있는데 
아줌마가 나와서 내 몰골을 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셨다.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디디는게야!'


라고 소리를 쳤는데 마치 노파의 목소리였다.

그리고나서의 기억은 없다. 

내가 눈을 떴을땐 선월과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얼굴도 보고있었는데

일어나니 두통도 엄청 심하고 온몸이 다 아파서 마치 심하게

급체한것 같은 느낌이였는데 내 몸상태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선월이 지난밤 일을 다급하게 물었어. 


어쨋든 난 그 일을 기억나는 선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선월이 그 이름이 누구의 이름이냐 묻길래. 


사실 그 이름의 주인공은 모르는데 그 꿈에서 나온 그 여자의 이름 같다고 
그것이 이름을 부르라길래 정말 자연스럽게 부르게 되었다니까 
선월은 정색한 표정이였고 아줌마는 한숨을 푹쉬었어. 

내가 뭔가 큰 실수를 한걸까 생각했는데

그럼 그 열쇠고리는 뭔지 묻길래 있었던 일을 얘기했어. 


엄마가 나간후 남겨진 옷가지의 체취로 엄마를 대신했어.

아직까진 냄새가 남아있었으니까. 


그러다 그 모습을 아빠한테 들켰는데 집 나간 엄마를

욕하면서 주정을 부리길래 너무 화가나서 엄마가 나간건 다 아빠가 남

 빚때문이라고 대들었다가 기절할때까지 벨트로 맞았어. 


맞다 깨길 반복했는데 다 불태운다고 난리를 피더니 옷을 가지고 나가버리더라. 

장롱에 남은건 옷걸이 뿐이였어.

화가나서 서럽게 울다가 혹시라도 남은게 있을까 싶어 여기저기 뒤지던중에 
장롱 맨 밑 작은 서랍장 안에 검은 벨벳 원단으로 돌돌 말린 작은걸 발견했는데 
그걸 열어보니 열쇠고리가 있었고 꿈에서 본 그거였다. 


달걀모양 공에 작은 보석 알갱이들이 색색으로 박혀있는 장신구였는데

난 당연히 엄마의 것이라 생각했고 매일 가지고 다녔다.


집에 놔두면 아빠가 또 버릴것도 같고

예쁜게 맘에 쏙 들어서 지갑에 매달고 다녔는데 
지갑을 안가지고 다니는 날이 많아서

열쇠에다 같이 매달아서 벨트고리에 매고 다녔거든 

교회 안채에서 깨어난후 학교를 갔는데

장신구만 쏙 빠진채 고리만 달랑대고 있어서 기억을 더듬다 보니 
그것을 보기 전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던게 기억이 나서

교회에 며칠 머무는동안 이리저리 묻고 찾았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는 청년부 언니가 지하실에서 장신구를 보았고

다 깨져버려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길래 
처음엔 엄마라도 잃은냥 슬퍼했다가 장신구에 큰 의미 부여해서

가뜩이라 피곤한 삶 스스로 더 힘들게 만들지 말자 싶어 그동안 잊고있었다. 


근데 그게 꿈에 나온걸 보면 엄마의 것이 아닌것 같다 라고 쭉 얘기했더니 
아줌마가 혀를 끌끌차며 이제 알겠다는듯이 얘기했다. 

그 장신구의 주인이 그 꿈의 여자 즉 박순자의 것이고 
아마도 장롱의 원주인 요절한 그 여자이자 그것인것 같다고 얘기했어. 

요절한 영가는 이승의 남긴것에 대한 애착이 커서

미련때문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어느날 갑자기 머물던 곳이

다른곳에 가버려 객귀가 되버리니 얼떨떨 했을텐데 소중한것까지 
왠 놈이 가져가버리고 깨버렸으니 화가 났을 법도 한데

마침 그 장본인인 내가 허약체질에 그맘때 밥도 잘 못먹고 방황하고 다녀서

기가 쇄할데로 쇄해있으니 들러붙기 딱 좋았을거라고 


그 말을 듣고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어.

가만히 듣던 선월이 한마디 거들었다. 


이름을 짓거나 불러준다는건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라고 
그럼 단순히 붙어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표시기 때문에 내 몸이 그것이 아주 씌이는걸

허락하는 일이 되버린거라 일이 아주 어렵게 됬다고 했다



7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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